요즘 집밥을 많이 해 먹으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야 할 일도 늘었습니다. 매 식사 후 잔반을 모아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려니 번거롭기도 하고, 냄새와 모양새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하는데요. 날씨가 더워질수록 냄새가 더 심해지지는 않을까, 벌레가 생기진 않을까 걱정입니다. 음식물 처리기를 새로 사고 싶기는 한데 아직 모델을 정하지 못해서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집밥족이 워낙 늘어난 요즘이라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계실 분들을 위해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법과 음식물 처리기 구매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또한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음식물 처리기 설치 보조금 지원에 대한 내용도 포함했습니다.
목차
-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법
- 음식물 처리기 구매 기준
- 음식물 처리기 보조금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법
음식물 쓰레기에는 수분이 80%정도 들어있어 부패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투기나 매립을 할 경우 심한 악취와 침출수가 생기고, 토양 오염, 대기 오염, 수질 오염을 유발합니다.
따라서 음식물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료나 퇴비화가 가능한 음식물, 즉 재활용이 되는 음식물은 지정된 용기에 담아 위생적으로 배출해야 합니다.
그러나 막상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려고 하면, 어떤 물질을 넣어도 되는지 헷갈릴 때도 많은데요. 어떤 음식음 음식물 쓰레기에 넣으면 안 되는지, 바로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에 넣어서는 안 되는 물질]
- 채소류: 쪽파, 대파, 미나리 등의 뿌리, 고추씨, 고추대, 양파, 마늘, 생강, 옥수수 껍질, 옥수수대 등
- 과일류: 호두, 밤, 땅콩, 도토리, 코코넛, 파인애플 등의 딱딱한 껍데기, 복숭아, 살구, 감 등의 핵과류 씨 등
- 곡류: 왕겨 등
- 육류: 소, 돼지, 닭 등의 털 및 뼈다귀 등
- 어패류: 조개, 소라, 전복, 꼬막, 멍게, 굴 등의 패류 껍데기, 게, 가재 등 갑각류의 껍데기, 생선뼈, 복어 내장 등
- 알껍질: 달걀, 오리알, 메추리알, 타조알 등 껍데기 등
- 기타: 각종 차류(녹차 등)찌꺼기, 한약재 찌꺼기 등
기본적으로 너무 딱딱해서 처리가 어렵거나, 너무 매워서 사료화하기 어려운 것들은 음식물 쓰레기에 넣으면 안 됩니다. 한국에서는 음식을 만들 때 파, 고추, 양파, 마늘 등이 많이 쓰이는 편인데 이 부분이 잘 지켜지고 있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참고로 딱딱하지 않은 과일 껍질, 조리되기 전 다듬은 채소류, 소스가 묻지 않은 빵 · 과자류 등은 생활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여도 됩니다.
위의 물질들을 제외한 음식물 쓰레기는 지자체 또는 거주 중인 동네의 규칙에 따라 한데 모아 배출하시면 됩니다.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사서 정해진 장소에 배출하는 방식이 가장 흔합니다. 일부 아파트 단지는 분리수거 구역에 전용 카드 개폐식 음식물 쓰레기 배출함을 마련해 두기도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바로바로 배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가능한한 작은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구매해 나오는 양만큼 담은 뒤 냉동실에 얼렸다가 모아서 배출하면 됩니다. 악취를 최소화하고 벌레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는, 밖으로 냄새가 새어 나오는 것을 막는 진공식 음식물 쓰레기 통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자연 분해가 가능한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팔기도 하는데요. 해당 봉투를 지자체 음식물 쓰레기봉투 안에 넣어서 버려도 되는지는 곳곳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따라서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는 지자체에 해당 봉투의 사용 가능 여부를 미리 문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버린 음식물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음식물 쓰레기는 인간이 먹고 남은 음식물을 모은 것이므로 다량의 염분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토양 오염을 막기 위해 그대로 땅속에 묻어서는 안 됩니다. 흙에 염분이 들어가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수분 함량이 많으므로 소각해 처리하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소각 과정에서는 심각한 대기 오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 음식물 쓰레기는 염분과 향신료를 최대한 제거한 다음 잘게 갈아서 가축의 사료나 퇴비로 쓰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처럼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화하는 공정 처리에도 한계가 있고, 이 과정에서 추가로 환경오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최대한 음식물 쓰레기의 양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모든 과정에서 음식물 쓰레기의 배출양 자체를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음식물 처리기를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 양을 8-90% 가량 줄인 후 남은 찌꺼기만 배출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음식물 처리기 구매 기준
요즘에는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과 쓰레기 처리의 편의성 때문에 음식물 처리기 구매가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최근에는 음식물 쓰레기 부피를 크게 줄이는 것은 물론, 처리 과정에서의 악취와 진동, 소음 등을 최소화한 모델이 많이 나와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음식물 처리기를 구매할 때에는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면 좋습니다. 음식물 처리기의 설치 방식과 음식물 처리 방식, 이에 따른 가격대와 장단점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음식물 처리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식]
- 건조식: 음식물 수분을 고온 처리해 물기와 냄새를 제거하는 방식, 수분이 사라져 무게가 줄고 부패하지 않음, 수분만 증발한 상태라 음식물이 덩어리 형태가 되고 부피가 큼
- 분쇄식: 음식물을 날카로운 칼날로 잘게 부스러뜨리는 방식
- 건조 분쇄식: 고온에 건조한 후 분쇄하는 방식, 음식물 쓰레기를 가루를 만듦으로 부피를 줄어듦, 처리기 가격이 대체로 비쌈, 소뼈나 돼지뼈나 조개껍질처럼 단단한 고형물은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단점
- 습식분쇄식: 갈아서 물에 흘려버리는 방식, 물과 함께 그라인더로 분쇄하고 2차 처리기에서 찌꺼기를 걸러냄, 많은 양의 음식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음. 환경부 인증 제품을 규정대로 설치해야 합법적 사용 가능
- 미생물식: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을 넣어 음식물을 발효시킨 후 처리하는 방식, 음식물이 대체로 소멸되는 것이 특징, 처리 시간이 오래 걸림
참고로 습식분쇄식을 사용할 때에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하수도법에 따르면 분쇄된 음식물 찌꺼기의 20% 미만만 하수관로로 배출해야 합니다. 습식 분쇄한 음식물 찌꺼기의 80% 이상은 다시 회수해 따로 배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번거롭게 처리를 해야 하는 이유는 수질오염을 막고 하수도 배관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를 하수도에 그냥 흘려보내면 기름때가 뭉쳐 배관을 막기 쉽습니다. 하수 처리장의 처리 가능 용량을 초과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아예 습식분쇄 배출에 대한 법 조항을 만들어두었는데요. 회수통을 뗀 습식분쇄 음식물 처리기를 판매한 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합니다. 또한 이를 사용한 소비자도 1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물어야 합니다. 따라서 습식분쇄 음식물 처리기를 구매하기 전에는 반드시 회수통이 있는지, 불법 제품이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점은 음식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 및 진동입니다. 분쇄 방식 제품은 건조식, 습식 모두 어느 정도의 소음과 진동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관련 정보는 음식물 처리기 구매 전 제품 사양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많이 쓰이는 스마트카라 음식물 처리기는 소음이 40db 이하이며, 최신 제품에서는 이를 20db 이하로 낮췄습니다. 에코체 제품 평균 소음도 24.6db 수준입니다. 참고로 공동주택 층간소음 기준이 45db,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가 20db 정도입니다. 따라서 이 정도 소음은 아주 늦은 밤중만 아니면 괜찮은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식물 처리기는 처리 방식에 따라 구조나 부품, 기술 등에 차이가 많이 납니다. 이 때문에 처리기 한 대의 가격도 10만원대 이하부터 100만 원대 이상까지 다양합니다. 고가 제품의 경우 렌털 방식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으니 각 가정에 맞는 방식으로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공식 홈페이지 가입 시 주는 적립 포인트나 제휴 카드 등을 활용해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부가 비용으로는 매달 들어가는 전기요금과 몇 달에 한번씩 교체해야 하는 필터 비용 등이 있습니다. 전기료와 필터 비용은 모델마다 다르도, 또 사용 패턴 및 빈도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음식물 처리기를 구매하기 전에 미리 관련 내용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요새는 기술이 워낙 좋아져서 전기료도 월에 몇 백 원부터 2-3천 원 수준으로 나오기 때문에 크게 부담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터 역시 한 번에 묶음 구매를 해두면 몇 년 동안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식물 처리기 설치 방식도 미리 알아두면 좋은데요. 크게 빌트인 방식과 스탠드 방식으로 나뉩니다. 빌트인 방식은 싱크대 하부에 제품을 설치해 공간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사용자가 임의로 음식물 처리기의 위치를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스탠드 방식인 독립형은 이동하기 편리하고 설치비용이 따로 들지 않지만, 음식물 처리기를 세워둘 공간을 따로 마련해야 합니다. 설치 방식은 각 가정의 주방 혹은 베란다 크기와 음식물 쓰레기 배출 패턴,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결정하면 됩니다.
음식물 처리기를 구매할 때에는 이처럼 다양한 기준을 고려하면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기준이 많다보니 헷갈릴 수 있을 것 같아 아래에 한번 더 요약했습니다.
[음식물 처리기 구매 기준]
- 음식물 처리 방식: 건조식, 분쇄식(건조분쇄식, 습식분쇄식), 미생물식
- 소음 및 진동: 적을수록 좋음 (소음 기준은 약 20db 정도)
- 음식물 처리기 가격: 10만원대~100만원대로 천차만별, 구매 및 렌털 등 다양한 방식 고려
- 부가 비용: 전기료, 필터 추가 구매 비용 등의 부가 비용 고려
- 음식물 처리기 설치 방식: 빌트인 방식 또는 스탠드 방식
음식물 처리기 보조금
우리 나라는 현재 음식물처리기 설치 보조금을 정부가 아닌 지자체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관련 지원을 해주는 지자체가 아직까지는 별로 많지 않은 상황인데요. 경남 양산, 충남 부여, 충남 청양군 등 경상남도와 충청남도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을 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에 따라 지원 내용은 약간씩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인 지원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음식물 처리기 보조금 지원 내용]
- 지원 대상: 음식물 처리 시 가열, 건조, 발효에 의한 방법으로 소멸화, 퇴비화, 사료화, 건조화가 가능한 기기 (음식물 분쇄 후 바로 하수도로 배출하는 오물분쇄기 등 제외)
- 지원 규모: 지원금액 처리기 구매 시 구입가 50%(한도 30만 원) - 구입 설치일부터 3개월 이내 지원 필수
- 구비서류: 신청서, 입금계좌, 설치사진, 구입 영수증 이행협약서, 공인 기간 품질인증서- 보조금 지원 기기 2년 이상 의무 사용
주의할 점은 음식물을 단순 분쇄 후 싱크대를 통해 하수도로 배출하는 주방용 오물분쇄기 등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입니다. 위에도 쓴 것처럼 습식분쇄 후 음식물 쓰레기를 전부 하수도에 그냥 흘려보내는 방식은 한국에서는 불법입니다.
또한, 다른 방식의 음식물 처리기이더라도, 환경부 인증을 받지 않은 불법 음식물 분쇄기는 지자체 설치보조금을 받지 못합니다. 이러한 제품들은 사용하기만 해도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음식물 처리기 보조금 지원의 취지는 좋지만, 아직 지원하는 지역이 많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과 주요 광역시를 시작으로 음식물 처리기 보조금 지원을 늘려가면 음식물 쓰레기의 양도 획기적으로 줄이고 환경 오염도 막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음식물 처리기가 더 보편화돼서 음쓰 처리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번 정리한 스마트카라 음식물 처리기에 관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플래티넘 모델이 마음에 들기는 하는데 용량이 좀 큰 것 같아서 스마트카라 400Fit을 구매할지 말지 계속 고민 중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