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윤석열의 대선 출마와 함께 야권에서의 대선 경쟁도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이와 함께 이미 대선 출마를 공식화 했거나 물밑에서 준비 중인 야권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인물이 야권 통합 대선후보로서 성공적인 정권 교체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도 함께 모아지고 있는데요.
범야권 대선 후보로 계속 거론되는 대표적인 인물들은 윤석열,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하태경, 원희룡, 김동연, 김태호, 최재형 등입니다. 이중 윤석열, 홍준표, 안철수에 대한 내용은 지난 포스팅에서 다뤘기 때문에, 본 포스팅에서는 나머지 여섯 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윤석열, 홍준표, 안철수를 포함,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 5명에 대한 분석은 이 글 하단에 걸려있는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 인물을 옹호하거나 비방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각 인물별로 인지도 및 정치 경험 등이 다르기 때문에 기술하는 내용의 성격 및 분량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던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목차
- 2022 범야권 대선 후보 1: 유승민
- 2022 범야권 대선 후보 2: 하태경
- 2022 범야권 대선 후보 3: 원희룡
- 2022 범야권 대선 후보 4: 김동연
- 2022 범야권 대선 후보 5: 김태호
- 2022 범야권 대선 후보 6: 최재형
2022 범야권 대선 후보 1: 유승민
유승민은 과거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던 중,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자 최장집 교수의 제안을 받고 정책기획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정계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2000년 총선을 앞두고 이회창 총재의 영입 제안을 받고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4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새누리당의 원내대표를 맡기도 했으나 박근혜 대통령과의 마찰 끝에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과거가 있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 박근혜 정부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무너지며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의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4위를 기록한 유승민은 비록 대패하긴 했지만, 새누리당 출신이었음에도 마지막에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유승민은 바른정당 대표로서 국민의당의 안철수와 통합을 진행했고, 바른미래당을 창당해 공동대표를 맡았습니다. 그러나 지역기반이 전무하던 바른미래당은 지난 7회 지방선거에서 참패했고, 결국 유승민이 책임을 지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직을 사퇴했습니다. 이후 손학규와의 갈등으로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유승민은 새로운보수당을 창당, 자유한국당과 합당하며 미래통합당을 출범시켰습니다.
유승민은 21대 총선에선 보수통합의 진행을 위해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2022 대선 출마는 사실상 확정한 상황입니다. 대권주자로서의 강점을 꼽으라면 경제 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관계의 확장성 등을 들 수 있는데요. 일단 유승민은 현재 대선주자 가운데 몇 안되는 경제전문가로, 유일한 경제학자 출신의 대선주자입니다.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국내 최고의 국책연구기관인 KDI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정, 산업, 복지, 노동 등 전반적인 경제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전공이었던 재벌 분야에 대해 높은 식견과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게다가 유승민은 지역구 관리,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경제적 자유주의, 재정 보수주의와 복지국가 이론이 조화된 따뜻한 보수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했습니다. 최근에도 이재명 지사와 논쟁하면서 한국개발연구원 시절부터 쌓아온 경제적 식견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재명이 경제학자의 발언을 왜곡해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리적으로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유승민은 자유보수주의자, 온건 공화주의자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중도층, 심지어 좌파 일부까지로 확장할 잠재력이 있는데요. 과거 따뜻한 보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쓰며 포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전통적 보수층으로부터는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유승민의 약점은 정계 생활을 꽤 오래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이 별로 강하지 않다는 점인데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당적을 여러 번 변경해 왔고, 그 과정에서 이렇다 할 정책이나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인지 보수 계열 정당을 여러 번 출범하고 수장직도 맡았음에도 다른 대선 주자들에 비해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 듯합니다.
또한 과거 대선 때 탈원전, 강정마을 구상권 철회 등 특정 공약을 내세웠다가 철회하고 사과하는 등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인 적도 있었죠. 이 때문인지 유승민은 유독 정치력과 대중성이 떨어지는 후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평소 활발한 공개활동을 하지 않는 편이고, 방송 출연이나 SNS 활동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향이 계속된다면 대선 주자의 정치관이나 사상, 정책 구상 등을 파악해야 하는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22 범야권 대선 후보 2: 하태경
두 번째로 살펴볼 하태경은 사회운동가 출신의 정치인입니다. 초선 때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와 가까이 지내면서 친무에 속하면서도 김진태 등과 함께 강경 보수 정치인으로 꼽혔다고 하는데요. 재선으로 20대 국회에 재입성한 직후부터 성향이 많이 바뀌어 새누리당-바른정당 내에서는 오히려 소장파나 중도 개혁 보수 성향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하태경은 정치 입문 이전을 포함해서 좌우 이념적 변화의 진폭이 매우 큰 편이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극좌에서 새누리당 초선 당시에는 당내 최고의 극우로, 또 바른정당, 바른미래당에서는 다소 중도우파 성향이 강해지는 등 변화가 심했던 편입니다.
현재는 국민의 힘 소속으로 최근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되는데 크게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이준석 당 대표가 국민의 힘 당내 유력 대선 후보로 하태경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하태경은 국민의 힘 당 경선 방식에 대한 의견을 포함해 각종 정치적 의견을 쏟아내고 있는 중입니다. 각종 발언을 보면 2030 세대를 겨냥해 젊은 세대의 젠더 갈등, 박탈감, 일자리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듯합니다.
한편, 하태경은 홍준표의 복당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특이하게도 하태경 의원은 딸의 영향을 받아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팬이라고 하네요.
2022 범야권 대선 후보 3: 원희룡
최근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원희룡 지사는 1999년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원희룡은 학창 시절 내내 전국 수석을 지켰고, 1982년도 제1회 대입학력고사까지 전국 수석을 차지했으며, 이후 사법시험도 수석으로 합격했다고 하는데요. (포털에서 원희룡을 검색하면 '원희룡 천재'가 연관 검색어로 나오네요.) 이후 검사와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정치에 뜻을 품고 정치인이 되었습니다.
당시 원희룡은 여당이던 새정치국민회의와 야당인 한나라당에서 모두 정계 입문 제의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현재 더불어민주당에 있는 김부겸 의원과의 개인적인 인연으로 한나라당에 입당했습니다. 이후 당내 소장 개혁파의 운동을 주도하면서 당 지도부와 부딪히면서 정치 경력을 이어왔고, 2004년 총선 직후에 치러진 당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박근혜 대표에 이어 2위로 최고위원에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개혁적인 성향이 있기는 하나 한나라당 내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중도 보수 성향이었다는 점에서 당적을 이어나갔었는데요.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하여 바른정당에 입당하였으나,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합당에 반대했습니다. 결국 2018년 4월 10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여 무소속 신분을 유지하다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에 당선되었습니다.
원희룡은 더불어민주당에겐 악몽과도 같은 존재라고 하는데요. 지금까지 치렀던 총 5번의 선거에서 상대 진영이던 민주당 후보들을 한 번의 예외도 없이 패배시켰다고 합니다. 2022 대통령 선거에서 원희룡이 홍준표, 유승민, 오세훈 등과 함께 대표적인 야권 잠룡으로 자주 거론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또한 원희룡 지사는 각종 정치적 사안 등에 대한 목소리를 크고 분명하게 내는 편이어서 현 정부에 반감을 갖고 있는 보수층에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원희룡 지사는 7월 초 제주도지사직을 사퇴하고 3선에는 도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원희룡 지사에 대한 재미있는 TMI도 있는데요.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며, 임요환 선수의 팬이어서 경기 직관도 종종 갔다고 합니다. 본인 역시 테란을 주로 플레이했다고 합니다.
2022 범야권 대선 후보 4: 김동연
김동연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이름을 알린 인물입니다. 비록 경질되어 물러나기는 했으나, 능력과 성품에 대한 좋은 평이 많아 대선 주자로의 영입 경쟁이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오로지 능력만으로 정치 이념에 관계없이 중책에 기용된 이력과 흙수저에서 부총리까지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라는 스토리 등 때문이라고 하네요.
게다가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는 경제와 관련한 각종 문제가 많이 발생했었는데, 김동연은 정부가 이상한 경제 정책을 내놓으려 할 때마다 이를 막으려 했던 인물입니다. 이 때문에 현 정부와 각을 세우려 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차기 대선주자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2018년 5월 7일 한국경제신문이 각계 전문가 1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벌였었는데요. 김동연은 청와대 및 행정부 경제라인 업무 평가(10점 만점)에서 평가 대상인 10명 가운데 가장 높은 7.01점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머니투데이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국회의원 155명과 보좌진 190명 등 345명을 대상으로 18개 부처 장관의 업무 수행 평점을 매긴 적도 있었습니다. 이 때 김동연은 5점 만점에 3.38점으로 '관료 출신' 장관으로는 2등, 전체 5등을 차지했다. 여러 모로 업무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던 듯합니다.
김동연 본인은 정치를 안 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습니다. 그러나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러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돕기도 했는데요. 기획재정부에서 함께 일했었던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2 차관(경기 이천 후보)과 김영문 전 관세청장(울산 울주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고 합니다. 과연 김동연이 특정 정당에 입당하고 정치적 행보를 시작할지 지켜보는 것도 대선 레이스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2022 범야권 대선 후보 5: 김태호
김태호는 상도동계의 중진 의원이었던 김동영의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인물입니다. 이후 서울대학교 강사, 여의도연구소 사회정책실장 등을 맡은 경험이 있으며, 2003년 경상남도지사에 당선되었습니다. 도지사 첫 당선 당시 만 41세로, 역대 최연소 민선 광역자치단체장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에서는 정운찬의 후임이 될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었으나, 아내의 관용차 사용을 비롯한 각종 논란과 구설수에 휘말려 중도 하차했습니다.
김태호는 이로 인해 정치 인생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였으나, 2011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제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기사회생했습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당선되며 정치 경력을 계속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2014년 7월에는 새누리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되었고, 유승민을 비난하며 신박 계열로 분류되었습니다. 2018년에는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경상남도 도지사에 도전했다가 낙선했습니다.
2020년 3월에는 미래 통합당 탈당 후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으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다만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의정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2021년 1월 국민의힘에 복당한 김태호는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 당협위원장에 임명된 상태입니다. 김태호는 수도권 격전지에서 정치적 기반을 갖고 있는 인물은 아니나, 과거 국무총리 후보에 오를 정도의 정치 경력을 쌓았었습니다. 또한 나이도 아직 젊은 편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정치 활동이 더욱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 중 한 명입니다.
2022 범야권 대선 후보 6: 최재형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1981년 사법시험 합격 후 계속 판사 또는 법원장 등 법조계의 요직을 맡아왔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018년에 감사원장으로 임명되었기 때문에 정치인 및 행정가로서의 경험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최재형은 훌륭한 인성과 각종 미담 제조기로 유명한 인물이었던지라 간간히 언론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최재형이 범야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한 이유는 바로 윤석열과의 유사성 때문입니다. 최재형이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던 중, 여당의 비난과 각종 공세를 크게 받은 사건이 있었는데요. 바로 원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결정과 관련한 사건입니다.
현재 정권은 탈원전을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수준에 올라있는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의 맥을 끊으려 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월성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를 강제로 폐쇄하려 시도했습니다. (그래 놓고 중국과 러시아에 돈을 주고 전력을 사 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당시 청와대가 원자력 발전에 핵심적인 중요 정보를 북한에 유출했으며, 문재인 정권이 원전 폐쇄를 앞당기려고 자료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나왔었죠.
이 때문에 국회가 감사원에 이러한 의혹이 사실인지를 규명할 수 있는 감사 자료를 요구했었는데요. 당시 최재형은 원자력 발전소 조기 폐쇄가 부당하다는 결론을 내리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그러자 청와대와 여당은 최재형에게 사퇴 압박을 가했습니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정의를 추구했음에도 청와대와 여당의 협박을 받았던 윤석열과 유사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최재형은 6월 28일 감사원장 직을 사퇴했고,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최재형의 대선 출마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설이 돌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내놓은 6월 4주 차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 최재형 감사원장의 지지율은 3.6%를 기록하며 2주 만에 야권 인사 가운데 6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고 하는데요. 법조인으로서의 풍부한 경험, 문재인 정부에 맞서 소신을 지켰다는 이미지, 각종 미담 등이 최재형의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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