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여름에 개최 예정이었던 2020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2021년 여름으로 연기되었습니다. 그동안 올림픽을 아예 취소할지 여부를 두고 많은 논란이 존재했었는데요, 결국 올해 7월에 올림픽을 개최한다고 합니다. 다만 바이러스라는 초유의 사태로 개최를 연기한 점을 고려해 대회 명칭은 2021 도쿄 올림픽이 아닌 2020 도쿄 올림픽으로 그대로 유지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도쿄 올림픽 취소 및 연기와 관련해 발생했던 논란들, 도쿄 올림픽의 개최 비용, 불참 국가 등을 정리했습니다.
도쿄 올림픽 연기, 무관중 운영?
올림픽 준비와 운영에는 막대한 돈이 들어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나라들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올림픽을 통해 국가 브랜드를 공고히 하고, 관광객을 유치하고, 내수 경기가 살아나는 등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이미 개최가 확정된 올림픽을 준비하다가 도중에 그만두면, 비용은 이미 들인 상태에서 이익을 거두지 못하므로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됩니다. 작년 여름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일본이 바로 이러한 상황에 처해있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일본은 차라리 대회를 연기하더라도 취소를 하지 않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내부에서도 올림픽 자체를 아예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올해 1월 TBS가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1%가 올해 올림픽을 개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NHK가 2월에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와 ‘재연기해야 한다’는 비율이 각각 38%와 39%에 달했습니다. 4월 11일을 기준으로, 일본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50만 4830명, 누적 사망자는 9351명입니다. 4월 중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3천 명 넘게 발생했고, 도쿄도의 일일 확진자 수도 5백 명을 넘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 측은 올해 여름에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안전하게 올림픽을 치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보도를 계속 내고 있습니다. 도쿄 올림픽의 슬로건도 '부흥 올림픽', '인류가 코로나 19를 극복했다는 증거' 등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아직 확산 중인 코로나바이러스 19를 의식해 올림픽을 무관중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는 전 세계 약 1만 명의 선수들이 경기가 끝나도 선수촌을 떠나지 못하고 격리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각국 취재진이나 운영 인력, 스탭 들의 동선도 경기 이후까지 통제되어야 합니다.
일본 올림픽 취소 역사
일본 입장에서는 자국 올림픽이 취소된 사례가 처음이 아닙니다. 현대의 올림픽은 지난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1회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후 하계 올림픽은 딱 3번, 1916년 6회 하계 올림픽, 1940년 12회 하계 올림픽, 1944년 13회 하계 올림픽이 취소되었습니다. 독일 베를린 개최 예정이었던 1916년 올림픽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취소되었습니다. 일본 도쿄 개최 예정이었던 1940년 올림픽과 영국 런던 개최 예정이었던 1944년 올림픽은 제2차 세계대전 때문에 취소되었습니다.
1940년 도쿄 올림픽은 1937년에 일본이 중일전쟁을 일으키면서 개최가 어려워졌습니다. 당시 IOC 회장 앙리 드 바이에-라트르의 요청과 미국의 보이콧 뉘앙스로 인해서 일본 정부는 자진해서 개최권을 반납했습니다. 이전에 개최권 경쟁을 벌였던 핀란드 헬싱키가 대신 올림픽을 개최할 뻔했으나, 1939년 9월에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핀란드가 소련의 침공을 받으면서 결국 완전히 취소되었습니다. 이후 핀란드는 1952년에 헬싱키 올림픽을, 일본은 1964년에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역사로 인해 도쿄는 올림픽 취소와 올림픽 연기 기록을 동시에 갖고 있는 유일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만에 하나 올해 여름으로 연기된 2020 도쿄 올림픽이 결국 취소된다면, 역사상 최초로 2번이나 올림픽이 취소된 도시라는 기록을 갖게 됩니다.
2020 도쿄 올림픽 개최 비용
도쿄 올림픽 개최 여부와 일정이 계속 변화함에 따라 올림픽 개최 비용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림픽 유치 당시 예상 개최 비용은 7340억 엔이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 초에 올림픽 연기를 결정하면서 수정 발표한 비용은 1조 3500억 엔이었습니다. 2020년 12월에 한번 더 수정된 경비를 발표했는데 이때에는 1조 6440억 엔(약 16조 7989억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경기장 및 선수촌 유지, 관리비와 각 경기 단체의 예선 대회 재개최 경비 등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개최비용 가운데 7210억엔은 조직위가 부담하고, 나머지 9230억 엔은 일본 정부와 도쿄도가 지불한다고 합니다. 즉, 개최비용의 3분의 2를 세금으로 해결한다는 뜻으로,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도쿄 올림픽 개최 강행 여부를 두고 여론이 갈리고 있습니다. 만약 위에 언급한 것처럼 모든 경기를 무관중으로 개최할 경우, 900억 엔(약 100조 6,600억 원)에 달하는 입장료 수입이 사라지게 되므로 막대한 손해가 예상됩니다.
참고로 지금까지 열린 하계올림픽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쓴 대회는 2012년 런던올림픽이었습니다. 그러나 2020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이 기록을 깨고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간 하계 올림픽이 되었습니다. 아직 올림픽 경기까지 약 3개월가량이 남았고, 올림픽 사후 정리에도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개최 비용은 이보다 불어날 수도 있습니다.
도쿄 올림픽 불참 국가
2020년 3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도쿄 올림픽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주요 원인은 역시 코로나 19로부터 안전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독일 펜싱 국가대표 막스 하르퉁처럼 국가가 아닌 개인 차원에서 올림픽 불참 의사를 밝힌 사람들도 있습니다. 올해 4월 6일에는 북한도 도쿄 올림픽에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조선 체육 홈페이지를 통해 “악성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한편, 한국은 도쿄 올림픽에 불참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각 종목별로 국가대표를 선발하기 위한 평가전을 이미 진행하는 중입니다. 다만 도쿄 올림픽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 및 후쿠시마산 식재료 이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한체육회는 이미 작년에 도쿄 올림픽 선수촌에서 차로 20분 거리인 헨나 호텔에 급식 지원센터를 설치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대회 기간 호텔의 주방과 식당을 통째로 빌리는데 총 17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비용을 내기로 했습니다. 또한 한국 식재료와 한식 및 특식 조리사 다수를 파견하고, 120여명의 식사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는 후쿠시마산 식재료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이 나온 적 없다며 올림픽 선수촌 선수들은 그 안에서 식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올림픽 선수단에 방사능 유출 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공급하고 외부 도시락 반입을 금지한다는 일본 정부 방침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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